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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스타일

운동화 수집가의 숙명, 가수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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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e 한정판 스니커즈 ( Off-white Dunk, Travis scott Air force 1)

 

몇번 신지도 않은 신발이 저절로 삭아서 부서지거나 밑창이 분리되는 현상이 간혹 있다. 오랫동안 신발장에 보관하다가 오랜만에 신으려고 꺼냈을 때, 등산화의 경우 보관만 하다가 등산을 하기 위해 신었다가 바닥창 앞부분이 벌어져 나뭇가지나 돌 등에 걸려 위험 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 일어나기도 한다. 신발을 많이 신었거나 싸구려 신발이라서가 아니다.

 

보관만 하던 신발의 바닥이 분리되거나 부서지는 이유는 '폴리우레탄(PU)'이라는 합성고무를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폴리우레탄은 충격흡수력이 뛰어나고 가공성이 높아 다양한 신발의 미드솔(중창) 주재료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폴리우레탄의 가장 큰 단점은 '가수분해(Hydrolysis)'이다. 우리가 어릴때 신던 신발들을 버리지 않고 신발장 한구석이나 창고에 박혀 있다면 이런 현상을 목격 할 수 있다.

 

 

아무리 비싼 신발이라도 가수분해를 피해갈 순 없다!
가수분해 현상의 화학식 ( H2O가 결합을 부수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수분해는 물과 작용하여 분자구조가 변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현상이다. 폴리우레탄은 열과 습기에 약하며 장시간 노출시 급속도로 미드솔이 부서지기도 한다. 보통의 PU미드솔의 수명은 평균적으로 5~7년인데 요즘에 나이키나 아디다스 유명한 브랜드에서 신경써서 만들어도 제대로 잘 보관한 경우 10년까지 보관이 가능하다고 한다. 스니커 수집가들이 래핑(Wrapping)을 하여 보관하는 이유도 그러한 이유이다. 최대한 습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건조하여 래핑하면 오랜시간동안 보관 할 수 있다.

 

 

래핑하여 보관중인 신발들
신발의 기본 구조 (중창위에 인솔이 들어간다.)

 

일반적으로 신발의 구조는 갑피(Upper), 깔창(Insole), 중창(Midsole), 밑창(Outsole)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갑피는 발을 감싸주는 부분이며, 인솔은 흔히 말하는 깔창이다. 미드솔은 충격을 흡수하는 파트이며 아웃솔이 전해오는 충격을 버텨야 하며 위에서 누르는 체중의 압력도 견뎌야한다. 이에 따라 반발력이 요구되며 복원 또한 쉬워야 한다. 아웃솔은 외부에서 오는 마찰 및 오염을 버텨야해서 마모와 오염으로부터 저항이 강한 재질을 활용한다.

 

단단한 밑창으로 인해 쿠션감이 사라지는데 이 점을 미드솔이 보완해주는 역활을 한다. 이런 조건에 적합한 소재가 바로 폴리우레탄이며 가공성, 기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가격 또한 저렴하기 때문에 많은 신발 제조사에서는 활용하고 있는 추세이다. 

 

사실 고급운동화 수집가들 입장에서 골치아픈 부분이 가수분해 현상이다. 안타깝지만 정성을 들여서 실리카겔, 밀봉 온갖 노오력을 부어서 보관을 하여도 최후의 순간에는 바스라지는게 정상이다. 튼튼하고 오래가는 신발을 위해 폴리우레탄을 활용하지 않고 보관용, 관상용으로만 제작한다면 가능하겠지만 신발으로서의 가치가 있을까?

 

 

예쁜 신발은 신었을 때 더욱 빛이 나는 법!

 

스니커를 사랑하고 모으는 것도 좋지만 그 만큼 실제 착용할때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